고흐 「별이 빛나는 밤」 해석, 실제 풍경은 어디까지일까

같은 밤하늘도 어느 날에는 고요하고 어느 날에는 너무 넓게 느껴진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익숙한 별을 보여주면서도 좀처럼 가만히 있는 풍경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 낯섦은 어디에서 왔을까.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생레미에서 본 풍경에 기억과 구성을 더한 그림이다. 새벽의 샛별은 창밖에서 관찰했지만, 언덕 아래 마을은 다른 풍경을 토대로 넣었다. 가까이 치솟은 사이프러스와 크게 빛나는 별도 화가가 화면에 맞춰 바꾼 요소다. 실제 장소에서 출발했으면서 꿈처럼 보이는 까닭은 이렇게 관찰과 변형이 한 화면에 있기 때문이다.

그 차이는 그림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준다. 하늘을 따라 눈을 움직이면 분주하고 격렬한데, 아래의 집들로 시선을 내리면 밤이 갑자기 조용해진다. 같은 그림에서 불안과 평온을 번갈아 느끼는 이유를 풍경의 구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글에서 살펴볼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이 소장한 1889년 6월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강물에 불빛이 비치는 1888년작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과는 다른 그림이다.

푸른 밤하늘의 소용돌이와 별, 사이프러스와 마을이 그려진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1889. 뉴욕 현대미술관 소장. 이미지: Google Art Project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표시. 이미지 출처 · 이용 조건

별이 빛나는 밤, 창밖의 새벽에 더해진 마을

고흐는 1889년 5월 생레미의 생폴 드 모솔 요양원에 들어갔다. 그해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해가 뜨기 오래전 창밖의 시골을 보았고 샛별 하나가 매우 크게 보였다고 적었다. 편지 주석은 그 별을 금성으로 설명한다.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 777번

뉴욕 현대미술관의 해설에 따르면 고흐는 이 그림을 낮에 여러 차례 작업했다. 창문에서는 보이지 않던 마을을 다른 풍경에서 가져왔고, 사이프러스를 실제보다 가까이 배치했다. 천체의 모양과 빛도 조정했다. 교회 첨탑은 프랑스의 현장보다 고흐가 자란 네덜란드의 마을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한다.

뉴욕 현대미술관 「별이 빛나는 밤」 작품 해설

창문은 그림의 출발점이었지만 화면의 테두리가 되지는 않았다. 그 자리에서 본 것과 다른 곳에서 기억한 것이 한 마을 안에 모였다. 지도에서 그림과 똑같은 장소를 찾으려 하면 어긋나는 부분이 생기는 이유다.

새벽 풍경이 보이는 창가의 탁자에 붓과 파란색·노란색 물감, 풍경 습작이 놓인 그림.

하늘과 마을의 속도가 다르다

「별이 빛나는 밤」에서 하늘은 화면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별과 달 주위에는 노란색과 흰색의 둥근 빛이 겹쳐 있고, 파란색과 청록색의 짧은 붓질은 큰 곡선을 이루며 화면을 가로지른다. 구름인지 바람인지 정확히 이름 붙이기 어려운 띠는 산과 마을 위를 파도처럼 이어간다.

짧은 붓질을 하나씩 보면 자국의 방향이 조금씩 다르다. 그 자국들이 모여 큰 곡선을 이루면 시선도 곡선을 따라 이동한다. 빛이 별 한 점에 머물지 않고 둥근 테두리로 번져 있어, 별 주위까지 계속 움직이는 듯 보인다.

그 아래 마을은 하늘과 다른 리듬을 가진다. 집들은 낮고 단순한 형태로 모여 있고, 불이 켜진 창문은 드물다. 격렬한 하늘 아래에서 마을이 조용해 보이는 까닭은 밤이라는 소재 때문만이 아니다. 위쪽의 거대한 곡선과 아래쪽의 짧은 수평·수직선이 대비되기 때문이다.

잠시 손으로 하늘을 가리고 마을만 바라보면 어떨까. 집과 첨탑이 만드는 풍경은 의외로 차분하다. 다시 하늘을 드러내면 마을의 정적이 더 깊어질 수도 있고, 큰 움직임에 둘러싸인 작은 거처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감상을 바꾸는 단서가 화면 안에 함께 놓여 있다.

왼쪽의 어두운 나무가 하는 일

사이프러스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하늘 높이 솟는다. 시선이 별을 따라 옆으로 흘러갈 때, 이 짙은 나무는 위아래로 긴 방향을 만든다. 화면의 크기와 거리를 가늠하게 하는 기준이면서, 밝은 하늘을 더 두드러지게 하는 어두운 덩어리이기도 하다.

뉴욕 현대미술관은 사이프러스를 묘지와 애도에 연결되는 나무로 설명하며 삶과 죽음의 상징으로 읽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개하는 고흐의 말에서는 선과 비례에 대한 관심이 드러난다. 고흐는 사이프러스를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처럼 아름답다고 보았고, 햇빛 속의 어두운 부분을 표현하는 일이 어렵고 흥미롭다고 적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사이프러스」 해설

나무의 상징을 떠올려도 좋지만, 그 말만 기억하면 화가가 고민한 어둠의 색과 길게 솟은 형태를 지나치기 쉽다. 나무를 손으로 가렸을 때 하늘이 얼마나 넓어 보이는지 비교하면, 설명을 읽기 전에는 몰랐던 구성의 무게가 드러난다.

자신의 과장을 돌아보던 화가

1889년 9월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흐는 달이 뜨는 풍경과 밤의 효과를 다룬 작업들의 구도가 과장되었다고 평가한다. 선들이 옛 목판화처럼 뒤틀렸다는 말도 남겼다. 자신의 그림에서 어디가 과해졌는지 따져보고 있었던 것이다.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 805번

이 편지는 소용돌이를 작가의 병에 관한 증거로 삼기보다, 고흐가 의식적으로 시도하고 검토한 표현으로 보게 한다. 그가 요양원에 머물렀다는 전기적 사실과 붓질의 형태만으로 제작 순간의 정신 상태를 진단할 수는 없다.

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낮게 잠든 마을로 눈이 내려온다. 흔들리는 하늘 아래 작은 집들은 그대로 있다. 오늘 마음이 머무는 곳이 별인지 그 집들인지에 따라, 같은 그림 앞에 서 있는 시간도 조금 달라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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