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콜린은 왜 자신이 죽는다고 믿었을까

주변에서 반복하는 걱정의 말이 자신의 미래를 바라보는 기준이 되는 때가 있다. 콜린의 방에는 그런 걱정이 가득하다. 메리가 찾아온 뒤 달라지는 것은 창밖 풍경만이 아니다.

콜린은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한다는 어른들의 말을 들으며 방 안에서 자랐다. 『비밀의 화원』에서 그가 죽음을 확신하는 배경에는 고립된 생활과 되풀이되는 두려움이 있다. 정작 런던에서 온 의사가 자신에게 죽는다고 말한 적은 없었다. 어른들의 걱정과 자신이 받아들인 미래가 뒤섞여 있었던 것이다.

메리가 찾아온 뒤에는 그 결론에 질문이 생긴다. 정원에 나가면서는 콜린이 직접 해볼 수 있는 일도 늘어난다. 친구와 내일을 약속하고, 도움을 받아 서고, 조금씩 걷는 경험이 오랫동안 굳어 있던 예상과 부딪친다.

아래 내용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1911년 원작 소설을 기준으로 하며, 콜린의 회복과 결말을 포함한다.

비밀의 화원, 콜린의 방을 채운 속삭임

메리가 한밤중에 콜린의 방을 발견했을 때, 콜린은 살아남더라도 아버지처럼 등이 굽을 것이며 자신은 결국 자라지 못하고 죽는다고 말한다. 어머니가 자신을 낳다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아버지가 자신을 보기 괴로워하고, 어른들도 자신이 어른이 될 때까지 살지 못한다고 믿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콜린을 진찰한 런던의 의사가 죽음을 예고한 것은 아니다. 원작에서 그 의사는 등을 고정하던 장치를 벗기고 콜린을 바깥 공기에 노출하라고 지시한다. 콜린도 그 의사가 자신이 죽는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메리에게 인정한다. 의사의 판단과 콜린이 받아들인 미래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채운 것은 저택 안의 속삭임과 침묵이다. 하인들에게는 콜린에 관해 말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져 있고, 아버지는 주로 아들이 잠든 때에만 방에 들른다. 사람들은 콜린이 화를 내지 않게 하려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만, 정작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는 묻지 않는다. 콜린은 자기 몸에 관한 여러 사람의 걱정을 듣되, 그 걱정이 사실인지 공개적으로 확인하지 못한다.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원작 13~14장

서술자는 후반부에서 콜린이 스스로 키운 두려움을 강조한다. 그러나 앞선 장면에 적힌 환경을 보면 그 믿음이 혼자 생긴 것은 아니다. 주변의 속삭임과 질문을 막는 분위기가 아이의 생각에 오래 스며들었다.

메리는 위로하는 대신 결론을 의심한다

메리는 콜린이 등이 굽어 죽을 것이라고 말하자 거칠게 반박한다. 콜린이 두려움에 울부짖는 밤에는 등을 직접 보겠다고 나서고, 눈에 띄는 혹이 없다고 말한다. 간호사도 콜린이 그런 걱정을 하는 줄 몰랐다며, 미리 물었더라면 그렇지 않다고 답했을 것이라고 한다.

메리와 콜린의 대화는 거칠고 서로를 아프게 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변화는 아무도 충분히 묻지 않았던 두려움이 대화의 내용이 되었다는 점이다.

저택의 어른들은 콜린을 불쌍한 환자나 명령을 거역하기 어려운 주인으로 대한다. 메리는 그와 다투고 화해하는 또래가 된다. 간호사의 대답을 들은 콜린은 자신도 어른이 될 때까지 살 수 있는지 묻는다. 죽음을 단언하던 말이 살 가능성을 묻는 질문으로 바뀐다.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원작 17장

혼자서는 싫었던 바깥에 나가다

콜린은 이전까지 바깥 공기를 싫어했고 외출하면 오히려 죽을 수 있다고 화를 냈다. 그런데 메리와 디콘이 함께 나간다는 계획이 생기자 자신이 먼저 바깥에 가겠다고 요구한다. 의사가 예전에는 신선한 공기를 싫어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콜린은 혼자 있을 때에는 싫지만 사촌과 함께라면 나가겠다고 답한다.

이 짧은 대답은 정원의 의미를 자연환경 하나로 좁힐 수 없게 한다. 콜린에게 필요했던 것은 햇빛과 공기만이 아니라, 그곳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사람과 기다릴 일이었다. 메리는 정원의 변화를 이야기해주고, 디콘은 동물과 식물의 소식을 가져온다. 콜린의 하루에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시간이 생기고, 다음 날을 계획하는 일이 들어온다.

그가 정원에서 처음 일어서는 장면도 갑작스러운 완치가 아니다. 콜린은 자기 다리에 아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가늘고 약하며, 떨리기 때문에 서기가 무섭다고 말한다. 벤 웨더스태프가 그를 ‘불쌍한 장애인’으로 부르자 콜린은 화가 나 자신의 몸을 증명하려 한다. 디콘이 팔을 받쳐주자 두 발로 서고, 이어 몇 걸음 떨어진 나무까지 걸어가 기대어 쉰다. 장미를 심을 때에도 다시 도움을 받아 일어난다.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원작 20~22장

봄꽃이 핀 담장 안 정원에서 마른 검은 머리 소년이 휠체어 앞에 일어서고, 갈색 작업복을 입은 소년이 팔을 받쳐주며 금발 소녀와 사다리 위의 노인이 바라보는 가로형 수채화·파스텔 삽화.

처음 일어선 콜린에게는 디콘의 팔과 기대어 쉴 나무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누워 지낸 몸이 곧바로 강해진 것은 아니다. 작품은 서기, 걷기, 쉬기를 거듭하며 활동이 늘어나는 과정을 이어서 보여준다.

‘마법’보다 먼저 쌓인 작은 성공

아이들은 싹이 나고 꽃이 피며 몸이 강해지는 힘을 ‘마법’이라고 부른다. 콜린은 자신 안의 마법이 몸을 낫게 한다는 말을 반복한다. 그러나 그의 하루에는 말뿐 아니라 서고, 몇 걸음 걷고, 흙을 파고, 쉬었다가 다시 해보는 행동도 쌓인다.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자기 능력에 대한 믿음을 심리학에서는 자기효능감이라고 한다. OpenStax의 교재는 이 믿음이 경험 속에서 발달하고 도전에 접근하는 방식에 관여한다고 설명한다. 콜린의 경우에는 서고 걷는 작은 성공이 다음 시도를 이끄는 장면에 주목할 만하다.

OpenStax, 자기효능감 설명

처음에는 서면 쓰러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시도하지 못했다. 도움을 받아 일어선 뒤에는 나무까지 갈 수 있는지 시험하고, 그다음에는 정원을 돌며 중간중간 쉰다. 해볼 수 있다는 기대가 행동을 시작하게 하고, 실제로 해본 일이 다음 기대를 바꾼다.

메리도 먼저 달라진 아이였다

두 아이는 처음부터 다정해서 가까워진 것이 아니다. 메리는 부모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 채 하인들이 모든 요구를 들어주는 환경에서 자랐다. 콜린도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며 저택 사람들을 명령으로 움직인다. 둘 다 보살핌을 받았지만 관계를 맺는 법은 배우지 못했고, 상대가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화부터 낸다.

차이는 메리가 먼저 바깥으로 나갔다는 데 있다. 메리는 줄넘기를 연습하고, 울새와 벤에게 말을 걸고, 디콘과 함께 흙을 돌보며 자신이 할 일을 만든다. 원작은 그가 더 오래 달리고 정원 일을 계속할 만큼 몸이 강해지는 동시에, 감사 인사를 하고 다른 사람을 좋아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메리는 자신에게 먼저 생긴 다른 생활의 가능성을 콜린에게 건넨다. 정원에서 할 일이 생겼고, 그 일을 함께할 사람이 생겼다. 콜린에게 정원을 이야기하는 동안 메리 역시 자신의 과거를 닮은 아이와 다투고 타협하는 법을 배운다.

디콘이 몸을 받치고 자연에 대한 지식을 나누며, 수전 소어비가 아이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이고, 벤이 정원 일을 가르치는 역할도 빠뜨릴 수 없다. 콜린의 변화는 메리 한 사람이나 정원 한 장소가 만든 결과가 아니라, 닫혀 있던 생활 안으로 여러 관계와 행동이 들어온 결과로 그려진다.

원작 마지막 장에는 좋은 생각이 몸까지 건강하게 만든다는 서술이 나온다. 이는 작품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말이며, 실제 질병이나 장애의 회복을 설명하는 의학적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콜린의 변화를 읽을 때에는 그런 믿음을 가진 서술자의 목소리와 장면에서 확인되는 생활의 변화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원작 27장

콜린의 하루 끝에 기다릴 일이 생긴다. 다음 날 다시 정원에 나가고, 친구들과 식물을 살피고, 어제보다 조금 더 걸어보는 일이다. 방 안에서 자기 몸의 두려운 미래만 생각하던 아이에게, 내일은 처음으로 함께 할 일의 이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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